칼럼
2014-04-27 아내에게 감사한 일들
“아내에게 감사한 일들”
처음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 새가족 교육을 받고 이어서 기독교 신앙을 학습하고, 신앙이 생기면 세례를 받습니다. 그리고 울산교회는 계속되는 과정들이 있습니다. 새생명 훈련이라든지, 제자훈련이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올해는 한 분이 연령을 넘겼지만 본인이 강력하게 원하기도 했고 또 받을만한 준비도 충분히 되어 있는 분이기에 특별허락이 되어서 제자훈련을 받는 가운데 “아내에게 감사한 일”이란 생활과제로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고마운 일인데도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는 게 버릇으로 굳어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남들에게는 그렇게도 쉽게 잘 표현을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아내에게 그 사용 빈도는 너무 낮아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결혼 41주년 동안 생각에 남는 기념행사는 도무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잊어버리고 지나가지 않았고, 물질 보다 마음가짐을 중요시 하자며 조촐하게 보낸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우리 시대의 부모님들로부터 성실하고 근검한 생활 관습을 보고 배운 것뿐이라 언감생심 무슨 기념일이다 무슨 day라하며 챙기는 요즈음 세태의 소비지향은 통 체질에 맞지 않아, 서로 챙겨주며 서로 감사함을 나눈 증서나 물증 같은 것이 없어서 난감할 뿐이다. 연구실적 작성 같은 리스트를 끄집어내는 것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진다. 기억을 쥐어짜듯이 해서 몇 가지 적어 보기로 한다.
⑴교직이란 사명에 올바르게 세웠던 열정을 옛 어린 제자들이 성인이 되어 다시 찾고 싶은 선생님으로 칭송을 받을 때와 사고 없이 교직을 명예롭게 퇴직하게 된 점. ⑵결혼 초 셋방살이에서 시작해서 내 집 마련까지 근검하고 욕심내지 않고 규모에 맞는 알뜰 살림살이로 안정된 가정을 만든 점. ⑶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왔고, 가사 일로 이런 저런 불평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대하고 밝고 쾌활한 인상을 주는 점. ⑷성질 급한 남편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기위해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미적 예능감각에 뛰어난 자질이 있는 점. ⑸시집이나 친정집안 가족들과 친밀하고 자녀들도 잘 다독이는 점. ⑹수예, 화초 및 야채 가꾸기 등으로 바람직하고 무엇인가 남는 것이 있고 정서적으로 풍성함을 주는 시간을 갖는 점. ⑺나의 취미생활을 잘 이해주고 간혹 동행도 하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자연을 관찰하고 잘 즐기는 점. ⑻늘 마음 쓰이지만 침착하게 안전운전을 하는 점. ⑼남편의 건강을 위해 당뇨, 고혈압, 고지혈에 좋다는 여러 가지 식품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이려고 애쓰는 점. ⑽가장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 스스로 인정하였던 나의 어머니 즉 당신의 시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 . .”
예, 신앙을 가지면 이런 기적도 일어납니다. “경상도 사나이에게 우째 이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