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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Jun 27, 2015

잠언묵상을 마치며


 

지난 두 달간은 매일성경 본문을 따라서 구약 지혜서의 하나인 잠언을 묵상했습니다. 잠언서는 성경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일찍 제 삶에 들어온 책입니다. 물론 신약과 잠언서 가운데 무엇을 먼저 읽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기억은 없습니다만 복음서가 먼저였을지도 모르는데 기억에 뚜렷이 남은 책으로는 단연 잠언서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인지 2학년 때인지 어느 겨울에 열심히 잠언을 읽었을 뿐 아니라 빨간 밑줄을 치면서 그리고 밑줄 친 구절 가운데서 31구절을 세로로 써서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처럼 문방구에 여러 가지 클립이 있었다면 사서 31구절을 기록한 종이를 쉽게 묵어서 사용했을 터인지만, 그 땐 살던 동네에 문방구도 없었고, 문방구라는 가게 이름도 몰랐을 때입니다. 그래서 31구절을 기록한 종이를 가지런하게 간추려서 윗부분에 대나무를 다듬어 아래위로 대고, 송곳을 불에 달구어 구멍을 뚫어 31장의 구절을 묵어 만든 수제(手製) 달력입니다. 물론 잠언이란, 지금 제 나이에도 어려운데, 그 나이에 결코 이해하기가 쉬운 글들은 아니었지만, 가끔은 그래도 나름 의미를 알 수 있는 잠언들도 있었기에 매일 한 구절씩 묵상하려는 가상한(?) 생각을 했나봅니다.

 

교회적으로 올해 우리가 사용하는 묵상집 매일성경은 개역개정 성경을 기본으로 사용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묵상할 때는 항상 표준새번역 본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잠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새벽묵상은 표준새번역으로, 저녁에 가끔 가정예배 때 개역개정판을 어머니와 함께 읽으면서, 때로는 읽어드리면서 발견한 것은 번역이 때로는 서로 많이 다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가가 가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번역이 서로 달랐습니다. 현대어 성경이나 현대인의 성경을 살펴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만약 앞으로 또 잠언을 묵상한다면 아예 이번에 거의 참조하지 못한 메시지 성경을 가지고 하고 싶은 소원이 있습니다.

 

또 하나, 처음 잠언서를 접근할 때 곤혹스러웠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보통 다른 성경을 다룰 때처럼 문단나누기를 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히브리 시처럼 알파벳에 따라서 했거나 그냥 큰 주제에 맞추지 않고 하나하나 좋은 구절을 편집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뒤에 가서는 전략을 바꾸어 두 세 구절이라도 전에 만난 기억이 있든지, 아니면 새롭게 의미가 다가오든지 하는 구절을 골라서 뜻을 묵상하고 그 구절로 그날의 기도제목으로 바꾸면서, 틴에이져의 눈에서 이제는 나이든 어른의 눈으로 잠언의 긴 숲을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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