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6-10-02 그날 저녁에 . . .
그날 저녁에 . . .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매주 수요일 오후에 모이던 교역자회를 그날 월요일 저녁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지진의 흔들림을 느낄 때는 올해 단기선교 팀에 합류했던 몇몇 교역자들이 교역자 회의 전에 접견실 탁자에 둘러앉아서 구주대망 2017년 단기선교를 위한 의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흔들림에 두려워하는 눈빛이기에, ‘우리는 죽어도 주를 위하여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사는 사람들인데 주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함께 의논하는 중에 세상을 떠난다면 그것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안심을 시키려 했지만 반응 없는 메아리만 돌아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두 번째 흔들림은 월요일 저녁 8시부터 교역자 회의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첫 번보다 심하게 흔들리는데 교역자들이 모두 나만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일어서서 뛰어나가면 모두다 나보다 먼저 달려 나갈 것 같은 기세였습니다. 회의실 탁자 바로위에는 큰 대들보 같은 콘크리트 보가 지나고 있긴 해서 안전해 보였지만, 무너지면 바로 우리 위를 덮칠 것 같았습니다. 주님을 위해서 함께 의논하다가 최후를 맞이하는 것도 영광스런 일이라고 말해도 듣는 것 같질 않았습니다. 모두들 짧은 시간동안 여러 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에도 트래픽 잼이 된 것 같았습니다.
집으로 오는 도중에 몇몇 성도님들이 안부를 물어왔습니다. “목사님, 지진 피해는 없는지요?” 그래서 집에 혼자 있던 아내가 보내온 톡을 전달했습니다. “우린 무사합니다! 다만 지진피해로 재산손실 발생 우리 집에서 젤 비싼 지앙접시 박살 엉엉-김창선^^” 그랬더니 김필립 선교사님이 보내온 반응과 응답입니다. “아무래도 로키로 이민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앙접시 파괴로 인한 피해액은 산정불가입니다.^^ 본래 가격을 모르거든요. 며느리가 파리에 살 때 시아버지 회갑선물로 보낸 것이라.ㅋㅋ” “하긴 본래부터 의미가 불순했죠! 왜 내 회갑선물을 접시로 하다니! 뭔가 여자들의 음모가 있었나봐요.^^” “맞슴더. ㅋㅋ 감히 접시로 축하할 무모한 발상을 하는 게 가당치 않슴더.^^”
이런 톡을 주고받으며 돌아와서 잠자려고 하는 순간에 저흴 안심시키는 강 집사님의 문자가 11시경에 왔습니다. “목사님, 경주 진앙지 구역을 전체적으로 조사했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너무 근심마시고 편하게 쉬십시오.” “감사합니다! 지진보다도 (그날부터 심해진)기침이 더 무섭네요.^^ㅋㅋ” 뒷날 아침이었습니다. “전활 못 받았네요! 평안히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 밝은 햇살이 평화롭게 내리비취는 가을아침입니다.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주께서 함께 하심이라’” “네, 염려가 되서 전화 드렸습니다. 다행입니다. 늘 강건하시고 추석명절 잘 보내소서!!♡♡♡” 서울서도 문자가 왔습니다. “목사님, 외벽타일이 떨어졌다던가 하는 지진피해는 없습니까? 지난주일 연합예배에서 동영상으로 만나 뵈었습니다. 남다른 감회가 그대로 전해지는 메시지였습니다. 소은네랑 즐거운 추석연휴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