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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May 16, 2015

어머님을 모시며

 

어머님이 한두 달 사이에 많이 수척해지시고 건강이 악화되었습니다. 허리 근육도 다치셔서 일어나는 일도 힘들어지셨습니다.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이 좋겠다고, 식구들을 위해서나 어머님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님은 유달리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십니다. 가까이 노인 복지센터가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도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을 말하면 아내가 눈물부터 흘리니 의논이 되질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내가 말합니다. “많이 심해지시고 정신줄을 놓아서 요양병원에 가시는 것 보다는 그 전에 차라리 천국가시면 더 좋겠어요. 자식이 그렇게 기도하면 나쁜가요?” 제가 답했습니다. “아니, 나도 그런 마음이지 뭐.” 며칠 전에는 갑자기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마침 미국에 사는 아들에게서 전화가 와서 할머니와 화상통화를 하더니 수척해진 할머니 모습을 보고는 곧 바로 달려왔습니다. “살아계실 때 뵙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라. 급히 휴가를 낼 수는 없고 일거리를 싸들고, 말하자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오전 내내 미국에 있는 회사동료들과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할머니 곁에서 컴퓨터를 가지고 일을 하다가 할머니 방에서 마지막 밤을 지내고 출국했습니다.

 

요즈음은 자주 건강이나 기분이 좋아질 때도 나빠질 때도 있습니다. 새벽 두시 아내가 환히 불이 켜진 어머니 방에 급히 들렸더니 내가 배가 고팠는데 네가 어찌 왔노? 하나님이 나를 참 사랑하시나 보다.”라고 먼저 말을 하셨는데 아내가 급히 변명을 했답니다. “어머니, 너무 미안해요. 내가 어제 밤에는 깜빡하고 잠약(수면제)을 드리는 것을 잊었네요.” 그러자 어머니께서 웃으시면서 내가 너무 오래 사니까 너도 할매가 되어서 안 그렇나!” 고부간에 대화를 전해 들으면서 고부간의 좋은 관계는 집안내력인가 보다.’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도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일 년이 넘도록 어디가면 우리 어머니 한 번 만나볼꼬?’라고 그리워하셨다니 말입니다.

 

나이 스물여섯, 중신애비가 숫자를 줄여서 말했을 만큼, 전처의 자식이 많은 가정에, 재혼을 하신 어머님을 걱정하던, 친정 일가 한분이 하루는 길에서 만나 물었답니다. “야야, 니 괜찮나? 많이 힘들텐데. 너그 시어메가 보통 무서운 분이 아니라서 말이다.”라고 했는데 아니요. 우리 어머니 참 잘해주시는데요.” 했더니 아 그럼 이제 마음 놓아도 되겠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라고 하신 이야기는 요즘 하루도 빠뜨리지 않는 레파토리입니다. 할머님은 늘 어머니더러 뭐든지 해서 많이 먹어라. 지금은 고생이지만 말년에는 네가 편할꺼다.”라며 매일 축복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텃밭도, 관계도 가꾸기 마련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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