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
과학기술의 발달과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그 많은 변화들 속에서도 유독 부정적인 변화로 우리 사회의 미래가 위태할 정도로 농촌은 피폐되고 있다. 농촌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일한 만큼의 보람을 얻을 수 있는 농촌이면 누가 떠나겠는가? 생명의 현장이요 고향인 농촌이지만 더 이상 기대 할 수 없기에 버리고 떠난 것이다.
버려진 농촌에 빈집과 잡초만 무성하고 할 수 없이 남아 있는 노인들만이 외롭게 농촌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젊은이는 도시로 떠나가고 농촌경제의 약화로 지원을 받지 않으면 지탱하기가 힘든 연약한 교회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경남 진주시 사봉면에 속해 있으며 9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형적인 농촌 교회이다. 처음 부임할 때 70세가 넘으신 할머니 성도 4분이 교회를 지키고 계셨는데 3년 만에 30여명의 성도로 성장하고 경제적으로도 자립하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 6년 정도 다른 어려운 농촌교회와 해외선교사를 섬기며, 또한 지역 사회를 섬김으로 냉담했던 주민들과의 관계가 훨씬 좋아지고 교회에 대한 그들의 생각도 호의적으로 변해갔다. 그러나 IMF 경제 한파로 집사님들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다시 도시교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 되었다.
그러던 중 교회 예배당 지붕 사방에 비가 새고 천장 곳곳이 떨어지면서 흉한 모습을 하게 되었고 예배당 수리는 해야 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올해는 꼭 여름 장마가 오기 전에 예배당 지붕 수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온 성도가 함께 이 일을 위하여 집중하여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우리 성도들의 힘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우리형편 아시잖아요. 하나님 책임져 주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놀랍게 응답해 주셨다. 올해부터 우리 교회를 돕기로 한 울산교회에서 지난 5월 중에 교회를 방문했는데, 오셨던 남선교회 임원들이 성령의 감동을 받아 예배당 수리가 자신들이 해야 할 사명으로 알고 이 일을 하기로 하고 남선교회가 속한 제2지구 전체 사업으로 일이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분들은 몇 차례 방문하여 예배당 곳곳을 점검하였고 비가 새는 예배당 수리 뿐 아니라 예배당 안 내부 인테리어, 사택 지붕수리, 교육관 도배 및 장판, 사택 도배와 장판까지 기존 틀만 그대로 두고 모두 바꾸는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도저히 우리 힘으로는 할 수 없었던 이 큰 공사를 위해 온 성도들이 물질을 헌금하였다.
뿐만 아니라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2-3일씩 휴가를 내고 직접 와서 공사에 참여한 강도사님 그리고 여러 장로님들, 권사님들, 집사님들, 성도님들이 새벽부터 먼 거리를 와서 저녁 9시 출발 할 때까지 헌신적으로 수고와 땀을 흘리며 봉사한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아름답고 멋진 모습으로 예배당이 수리되었다. 아무런 대가없이 무더운 날씨에 수고하는 모습은 너무나 감동스러웠다.
그리고 지난 7월 3일에는 지역 복음화를 위한 봉사(의료, 이·미용, 식사, 선물) 및 전도집회를 통해 100여명에게 복음을 전하였고 전도 결실도 나타났다. 이 일로 인하여 우리교회 온 성도들은 힘을 얻고 이제 사람을 강권하여 데려다가 채우라는 말씀대로 전도하는 일에 힘쓰자고 서로를 격려한다. 교회이름과 같이 하나님이 주신 복을 누릴 뿐 아니라 나누어주며 베푸는 교회로 성장되기를 소망한다.
이 모든 일을 이루신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며 울산교회 정근두 목사님과 당회원 여러분과 2지구를 담당하시는 김수동 강도사님, 이 일을 계획하고 진행한 심재준 집사님과 이성화 집사님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농촌교회 도저히 할 수 없는 이 큰 일을 도시교회가 함께 함으로 사도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농촌교회, 도시교회가 될 수 있었다. 바라기는 점점 힘을 잃고 있는 농촌교회 어쩌면 주님 오실 때까지 도움 받는 교회로 남아야 하는 현실에 절망하는 못자리 농촌교회를 도시교회들이 울산교회처럼 함께 한다면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들이 다시 살아난 것처럼 독수리 날개 치며 올라감과 같은 소생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다.
도시교회가 농촌교회를 아름답게 섬기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복된교회 최은장 목사
(기독교보 2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