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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Sep 05, 2014

착한 내 친구

 

 

지난주일 오후에 휴대폰을 통해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67학번으로 함께 고려신학교 대학부에 입학했던 친구입니다. 정말 그 때는 고신스러운 풍토여서 그랬는지 충청권이나 전라권에서 온 친구들은 특별 주목을 받은 시절이었습니다. 그 해 충남 아산에서 온양고등학교를 졸업한 두 사람이 완행열차로 예산에서 천안으로, 다시 천안에서 경부선을 바꿔 타고 부산으로 신학공부를 하려고 내려왔으니 특별주목을 받을 만 했습니다.

 

대학 초년생 시절에 하루는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으로 세 사람의 급우가 교수님이 지정한 같은 책을 사려고 갔던 적이 있습니다. 한 친구는 책방이 가까워지자 잰걸음으로 맨 먼저 책방에 들어서서 서가에 꽂힌 책 가운데서 제일 상태가 좋은 책을 손에 넣었고, 아주 당연하게 먼저 갔으니 좋을 책을 손에 넣은 것을 자축하는 분위기였고, 뒤따라 들어간 우리 두 사람 가운데 충청도 친구는 남은 두 권 가운데 상태가 제일 안 좋은 것을 자기 것으로 하고, 좀 나은 것은 친구인 내 것으로 주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유인즉슨 자기가 좋은 것을 먼저 고르면 남는 것은 친구 몫이 되니 친구 사이에 그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렇듯 착한 친구입니다. 어디든 부르는 곳이 주님이 보낸 곳으로 생각하고 시골에서 성실하게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아무도 이 친구를 경쟁자라 여기지 않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착한 사모님의 후광 때문인지 모두들 도우려고 나서는 분위였습니다. 내 친구는 착하긴 해도 공부의 머리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중에도 영어가 안 되어서 힘들어 했지만, 세월이 지나 그는 미국에서 시민권을 가지고 살고 있고, 당시에 영어점수가 잘 나와 장학금도 받던 나는 아직도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시카고에서 첫 목회를 할 때, 내 친구 목사로는 큰 교회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던 장로 네 명이 담임인 친구를 내어 보내기로 담합(?)을 해서 고의적으로, 노골적으로 어렵게 했지만 이번에 와서 그러데요. ‘아이 셋에 부모님들까지 있는 대가족을 오라는 데도 없고 갈 데도 없어서모든 수욕을 다 감당하고 버티었다고요. 결국 장로들이 그 교회를 나가서, 장래성이 있어 보이는 다른 목사와 함께 새로운 교회를 개척을 했는데, 지금은 그 다섯 사람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다 뿔뿔이 흩어졌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세 자녀들 신앙으로 잘 키워서, 하나님 나라를 위한 귀한 인재들로 만들어 결혼을 시키고, 여전히 노부모를 잘 모시고 사는 친구는, 처음 만난 지 4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착하게 살고 있어서 월요일 밤 늦도록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언젠가는 천국에서도 도란도란 세상 살았던 이야기를, 험한 여정마다 주님의 은혜가 풍성했었다는 고백과 함께 나누는 날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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