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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Dec 06, 2014

겨울을 앞두고

 

 

구주대망 2014121일 월요일을 되돌아봅니다. 12월이니 겨울의 첫날이라고 그런지 오후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예보 때문에 제일 급한 일이 텃밭에 심은 무를 얼지 않도록 수확해서 땅에 묻는 일입니다. 며칠 전부터 사실 아내로부터 몇 차례 부탁을 받은 일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배추는 얼기도 하고 녹기도 하면서 오히려 김치가 맛이 있다지만 무는 얼면 끝나기 때문에 모든 일에 우선해서 월요일에 해야 할 일로서 일정의 첫 자리에 왔습니다.

 

그렇다고 동치미를 큰 독에 담을 만큼 무가 많은 것도 아니지만 아내 혼자서 땅을 파서 묻기에는 무리인 것을 제 아내의 체구를 아는 사람이면 모두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게다가 그 집 남편은 자신이 정원이나 채전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곡괭이를 챙겨서 무를 뽑아야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며칠 전에 비가 내려서 그런지 너무 쉽게 손으로 뽑혔습니다. 그래서 무를 묻는 움을 파는데 곡괭이가 비로소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흙을 파낸 다음 여름에 그늘막으로 쓰던 것을 깔고 덮고 위에는 얼지 않도록 흙을 덮고 나서 부직포를 덮고 깔개로 쓰던 은박지를 재활용해서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마감을 하고 돌을 눌러서 날아가지 않도록 하니 끝이 났습니다.

 

기왕 시간을 내어서 뜰로 나왔으니 다른 일들을 살폈습니다. 올해 그처럼 많이 열렸던 구지뽕 열매를 마지막으로 따고 이미 익어서 추수를 기다리는 노란 치자열매를 땄습니다. 치자는 제 고향 남해의 특산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자, 비자, 치자는 남해의 특산물로서 3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노란 치자 열매를 따면서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습니다. 하얀 치자 꽃이 피던 봄철로 돌아갔고 하얀 치자 꽃을 떠올리는 순간 코끝에는 치자 꽃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냄새를 맡지를 못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후각이 살아있었나 봅니다. 참 사람의 기억은 놀랍습니다. 시각적으로 본 것뿐만 아니라 후각적으로 경험한 것도 떠올리니 말입니다. 어쨌거나 그것은 내게 새롭고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원의 일들은 줄을 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구지뽕을 비롯해서 매실나무도 가지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언제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 적기인지 초보자인 저는 모르지만 시간이 날 때가 적기라고 믿고, 자른 가지가 마르면 태우기 좋도록 가지런히 자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꽃이 다 진 메리골드나 국화, 그리고 담장위에 있는 원추리의 시든 잎새까지 자르다보니 10시 반에 시작해서 1시를 훌쩍 넘기고 점심을 먹으라는 전갈을 받고나서야 겨울 갈무리를 거기서 끝을 내었습니다. “나는 정원 일을 좋아하는 것이 맞아!”라고 스스로 되뇌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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