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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Oct 12, 2013

태풍이 지나간 뜰에서

 

 

7월 마지막 주일 1부 예배를 드리는 중 사고를 친 다음부터 달라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의도적으로 월요일을 쉬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너는 엿새 동안 일하고 제 칠 일에는 쉴지니 밭 갈 때에나 거둘 때에도 쉴지며(34:21)라고 성경이 분명히 명하는 것을 한 번도 의미 있게 받아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월요일마다 쉬고 있는 동료 교역자들을 향해서, 가끔은 은근히 무시하기도 하고, 스스로 열심 있는 것을 자부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달리던 속도 때문에 곧 바로 8월 첫 월요일부터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월요일이 정기적인 휴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 월요일 아침, 아내를 도와서 두세 시간 동안 태풍이 지나간 뜰에서 태풍 설거지를 했습니다. 밤새 비바람이 친 덕분에 정원을 손질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연못에 떨어진 감잎사귀를 건져내는 일부터 시작해서 잔디밭 여기저기에 흩날리는 낙엽들을 치워야 했습니다. 그동안 낙엽은 가을의 상징이라고 잔디위에 뒹굴더라도 예쁘게 봐주기로 했는데 비를 맞은 낙엽은 거무티티해져서 아름답다는 생각이 더 이상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마늘밭이었던 앞마당이 이제는 정원으로 변해서 감나무, 벚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엄개나무, 목련 등이 제자리를 잡았기에 각종 낙엽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품이 들어가는 일은, 꽃잎이 떨어지고 쓰러진 코스모스를 뽑아내고, 웃자란 코스모스 때문에 시달리다 태풍으로 넘어진 국화를 바로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코스모스도 며칠 전부터 뽑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수요일에 약속된 손님들이 다녀가면 정리하려고 했는데 그날 아침에는 말끔히 정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만수국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번식력이 강한 메리골드도 정원 여기저기에 영역을 넓혀 가더니 태풍을 피해갈 수는 없었는지 쓰려져 있었기에 바로 세우든지, 아예 뽑아서 단지에 꽂든지 해야 했습니다.

 

태풍이 온다고 하면 피해가 먼저 염려되지만 태풍이 지나간 뜰에서 이런 저런 손질을 하면서 유익도 있다는 사실이 새삼 기억났습니다. 아까워 뽑지도 자르지도 못하는 나를 도와서 깔끔하게 정리하는 유익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뜰의 관점에서만 아니라 지구라는 큰 틀에서 보면 태풍이 휘졌고 지나가므로 지구 온도를 낮추어 온난화 현상을 막아주기도 하고, 동반되는 엄청난 양의 비를 뿌려줌으로 물 부족 현상도 막아주고, 강한 바람으로 대기 중 오염물질을 정화시켜주고, 특히 바다를 깊숙이 휘저어 놓음으로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하여 결과적으로 적조현상을 없앨 뿐 아니라 수많은 플랑크톤을 만들어주어, 물고기들을 번성케 하니 태풍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감사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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