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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Feb 10, 2017

한라산 등반기

 

제주도에 있는 동안 한라산을 다녀왔습니다. 등반팀에 참석한 사람 아홉 사람 가운데 여자는 아내 밖에 없었고 나이도 많으니 민폐가 되지 않을까 염려분과를 소집합니다. 여전도사님들께서 너무 무리하시 마시고 힘들면 도중에 내려오세요.”라고 아내를 배려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한 이십년쯤 전에 한라산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그동안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까요. 등산로만 왕복 19.2km9시간 걸린다고 12 전에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해야 정상까지 갈 수 있다고 해서 좀 일찍 나선다고 했지만 8시 반쯤에야 해발 750m 높이에 있는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벌써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어서 결국 길가에 주차할 수 밖에 없었지요. 모두들 꽤 일찍 온 모양입니다.

 

차에서 내려보니 바람도 불고 날씨가 추워서 장갑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올라가면서 날씨가 점점 좋아져 쾌청할 뿐만 아니라 따뜻해지기도 했습니다. 모두 옷들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으니까요. 속밭 대피소에 잠깐 들러 간식도 먹고 화장실도 들렀다가 다시 오르막길을 올랐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탐방로가 얼음과 눈으로 덮힌 곳이 많아 아이젠을 착용했어야 했지요. 예전과는 달리 탐방로가 정말 잘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나무 데크로 된 곳도 있고 돌로 깔린 길도 있었으며, 역시 오를수록 달라지는 수종이며 경관이 볼만했습니다. 주목에 눈꽃이 피어 있고 어떤 나무들은 얼음꽃들이 달려있었습니다. 높은 나무에는 겨우살이꽃도 보였습니다.

 

머물러 서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한 두장 스냅 사진을 찍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래도 오르다가 숨 돌릴 틈을 타서 한 번씩 내려다 본 산아래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산허리를 두른 아름다운 구름과 함께 군데군데 눈을 뒤집어쓴 오름들 하며 맑은 하늘 빛깔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진달래 대피소에 11시 반에 도착을 했습니다. 얼른 컵라면 아홉 개를 사서 숙소에서 싸온 도시락과 함께 부랴부랴 먹었습니다. 좀 급히 먹긴 했지만 꿀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상에서 오후 한시 반에는 내려와야 하니까 지체하지 말고 빨리 올라가라는 방송이 우리를 재촉했습니다. 아침에 꾸물거리지 말고 더 일찍 왔으면 좀 여유가 있을 뻔했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등산을 마쳐야 하기에 열심히 오른 덕분에 한 시쯤에는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백록담엔 물을 마시는 흰사슴 대신 군데군데 흰 눈으로 덮혀 있는 분화구 바닥 덕분에 역시 백록담이었습니다. 백록담을 내려다보는 정상에는 새찬 바람 때문에 춥기도 하고 오래 서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또 재촉하는 방송 덕분에 인증샷으로 사진 한 두장 후딱 찍고, 보온병의 차를 나누어 마시고는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남부럽지 않은 체력을 가진 목사님 한 분이 무릎이 삐끗하는 바람에 빨리 걸을 수 없어서 모두 함께 속도를 늦추었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서로 짐을 들어주기도 신발을 바꿔주기도 하며 함께 내려오는 그 모습도 보기에 좋았습니다. 오후 545분쯤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이 나이에 그래도 1,950m로 남한에서는 가장 높은 산을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 말입니다. 그리고 함께 걸을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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