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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Feb 01, 2019

눈 내리는 날

 

그날 아침에 아내는 날 잡고 빨래를 했는데, 웬걸! 아침 6시 경에는 조용히 겨울비가 내리고 있어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산책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주치의 권사님께서 가르쳐 준, 제가 제일 힘들어 하는 실내 운동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침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나서 바깥을 보니 가늘게 내리던 비가 가냘픈 눈으로 변해서 조용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래, 비보다는 눈이 내리니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우산을 쓰고라도 눈 내리는 들판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시골에 산다는 것은 나름의 특권이 있습니다.

 

나이 70에 건강해서 산행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삶이라도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동갑인 아내와 함께 걷는다는 것은,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런, 그러나 빼놓을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특권입니다. 처음에는 들길로만 걸으려고 했지만 걷다가 보니, 남은 코스는 우산을 펼치고 걸을 수 있는 넓은 산길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산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시간에 따라서 바뀌기도 하고, 우리의 지식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그게 하나님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고 계시는 분 앞에 겸비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양쪽으로 난 대나무 터널을 잠깐 지나면 제가 언급한 넓은 산길이 시작됩니다. 아마 틀림없이 위쪽에 설치된 가족묘 때문에 트럭이 다니면서 만든 길일 것입니다. 그러니 두 사람이 우산을 쓰고도 함께 걸을 수 있는 넓이는 충분합니다. 눈이 오는 날은 묘소들이 하얀 소복으로 새 옷을 갈아입는 날입니다. 묘지가 있는 지역은 나무가 없기 때문에 눈이 바로 내려서 쌓여 있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눈 내린 날만이 허락하는 예쁜 전경입니다. 대나무 잎새에 앉은 눈이나, 소나무 가지에 내려서 앉아 있는 눈도 예쁘지만 둥그런 분봉을 덮은 하얀 눈도 또 다른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눈 내리는 날이기에 맛보는 즐거움입니다.

 

하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산행을 하면 꼭 동행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스마트 폰 콩(Kong)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그 소리를 다듬어 전달하는 보스(Bose) 제품 스피커입니다. 저음이 풍성하고 아름답다고 권하는 교역자 한 분이 있습니다. 직분은 목사이지만 워낙 열심히 보스(Bose) 제품을 선전하는 바람에 보스(Bose) 제품 전도사라고 불릴 만 합니다. 좋은 것을 강추해 준 덕분에 스피커를 허리띠에 차고 가면, 가는 곳마다 예쁜 음악과 사연이 공급됩니다. 그리고 걷다가 멋있는 풍경을 만나면 스마트 폰은 바로 카메라로 변신합니다. 정지영상도 동영상도 가능하고, 게다가 동영상을 찍으면 듣고 있는 음악까지 배경으로 깔리니 참 좋은 세상입니다. 눈 내리는 날은 발걸음을 자주 멈추고 아름다운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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