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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 Jul 04, 2009

복실이 이야기


   한 집사님께서 우리가 시골로 이사를 한다니까 보안상 반드시 개를 키워야 한다고 한두 달밖에 안된 강아지를 개집과 개밥과 함께 세트로 선물하시겠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우린 그동안 개를 키워본 적도 없고 키우고 싶은 소원도 없었던 터라 감당할 수 없다고 물론 고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옆에 앉아계신 다른 집사님께서 만약 키우다가 감당이 안 되면 언제든지 자기가 데려가겠다고 퇴로를 막으며 거들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식구로 강아지 한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이름을 뭐라고 하나 고민하니 어머니께서 “복실이”로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촌스런 이름이긴 했지만 촌에 사니 그도 어울릴 것 같아서 우린 복실이라고 부릅니다.


   개하고는 비교, 경쟁을 하지 말라는 조크를 들어보셨지요? 개하고 달리기를 해서 개한테 지면 “개보다 못한 사람”이 되고, 개하고 함께 도착하면 “개 같은 사람”이 되고, 개보다 빨리 달리면 “개보다 심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감히 우리 집에 키우는 강아지 “복실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우선 몇 가지 주인과 닮은 점이 있습니다. 처음 데려다 놓았을 적에는 사람을 보고 짖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누가 와도 꼬리를 흔들며 좋아하는 폼이 아무래도 사람 좋아하는 주인을 닮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철이 들면서 짖기를 시작했는데 찾아오는 손님을 보고 짖는 대신에 저를 두고 차를 타고 나가면 주인을 보고 열심히 짖었습니다. 그러다가 요즈음은 울산교회 성도가 아닌, 지나가는 사람들이 기웃거리면 이제 짖기를 시작해서 밥값을 한다고 칭찬을 듣습니다. 또 주인을 닮은 것이 탄수화물 위주의 사료보다는 고기를, 뼈다귀라도 동물성 단백질을 즐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바비큐를 할 때 뼈다귀 한두 개를 주었더니 이빨이 튼튼해져서 그런지 플라스틱 물그릇, 밥그릇을 보는 대로 물어뜯어 놓습니다.


   그런데 주인보다 나은 점이 있습니다. 매일 밥을 주고 가끔씩은 데리고 바깥으로 나간다고 그러는지 주인만 보면 얼마나 꼬리를 열심히 흔들며, 묶인 채로 앞발을 들고 주인을 반기는지 애처로울 지경입니다. 데리고 나가기 위해 줄을 풀 때 주인에게 매달리고 팔에 한 두 줄 생채기를 내길래, 요 며칠은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는 금고형(禁錮刑)을 처했습니다. 그랬더니 더더욱 보기만 하면 꼬리를 흔들고 애걸복걸하는 폼이 제 주인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비교할 수 없는 은혜를 하늘 주인에게 받았으면서도 그처럼 하늘 주인을 향하여 복실이가 꼬리를 흔드는 것처럼 두 손을 모우고 애걸복걸할 줄 모르는 제 주인 모습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 장마철 단상(斷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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