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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 Mar 05, 2010

한 순간의 악몽


아주 어릴 때는 자란다고 그랬는지 눈 꼭 감고 높은 데서 뛰어내려야 하는 악몽을 가끔 꾸었습니다. 그리고 학창 시절에는 준비가 채 안 된 상태에서 시험을 치는 악몽을 꾸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설교자가 된 후에는 또 하나의 악몽이 등장했습니다. 회중들은 예배당에 모두 모여 있는데 저는 설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상황입니다. 상황은 다양합니다. 때로는 옷을 챙겨 입지 못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설교할 원고가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서 땀을 흘리기도 하고 접근하는 길을 찾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실제 상황에서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물론 언젠가 평양에 갔을 때 주체탑을 구경하고 봉수대교회에 가는 버스 안에서 교회에 도착하면 설교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실제 상황에서는 그처럼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주체탑에 쓰인 “인민이 만물의 주인이다”라는 글귀를 읽고 통분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문을 선택하고 무슨 설교를 해야 할지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색 건물의 벽에 걸린 빨간 글씨의 현수막 이야기부터 서론으로 시작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나로서는 그 모든 내용을 독해하기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시작해서 김일성 주석은 성부 하나님으로, 김정일 위원장은 성자 하나님으로 바꾸어 이해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별로 어렵지 않았다고 기독교 진리를 왜곡하고 차용한 막시즘을 은근히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본문으로 택한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구절에 근거해서 만든 이가 주인이라고 선포했습니다. 급기야 듣고 있던 50여명의 남한 동지들이 저를 걱정하기 시작했고 울산의 어떤 목사님은 이제 내려가면 울산교회를 접수할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내 심장을 멎을 뻔 했던 사건이 지난 금요일 꿈샘유치원 입학식 날 있었습니다. 시간에 임박해서 식장에 들어가 순서지를 보았더니 설교 정근두 목사라고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에는 심장이 정지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때는 설교자로서 다 감당할 수 없을만한 부탁을 받기도 했지만, 가장 힘든 설교의 장(場)이 바로 선교원이나 유치원 입학식이라는 것을 이전에 개척교회를 하면서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입학식에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사전에 확인까지 했는데 웬 날벼락인가 싶었습니다. 수년간 이런 자리에서 나를 돕고 있는 한 영숙 전도사님께 물었습니다. “아니”라는 답을 들었지만 그 말도 해독이 빨리 되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기도 담당하신 장로님도 식순에 따라 담임 목사님의 설교에 축복해 달라고 기도하고 . . . 심장시술 후에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 정근두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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